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6년 만에 대한항공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27일 오전 9시10분 강서구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열린 대한항공 57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이 부결됐다.
64.1%의 찬성표를 얻어, 이사 연임을 위한 조건인 주총 참석주주의 3분의 2(66.7%)에 미달되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어렵다는 것은 전날 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는 소식에 미리 예견되어 있었다.
이로써 2003년 2월부터 대한항공 등기이사로 재직해온 조양호 회장은 16년만에 이사회에서 제외됐다.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보유하여 2대주주로 있는 국민연금이 결국 조양호회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행사함으로써 연임저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또한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 ISS와 국내의결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연구소가 조양호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이를 근거로 연임 시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표하며 주주들에게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조양호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상실한 것은 맞지만 경영권이 박탈된 것은 아니다. 조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여전히 대표이사로 경영에 참가하고 있고 조양호회장도 주식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회장의 영향력이 완전히 배제됐다고 볼 수는 없다.
